러시아 내무부 대변인은 20일 체첸전에 참전한 레닌그라드군관구 부사령관인 미하일 말라페이에프준장이 작전 중 체첸군의 매복에 걸려 생포됐다고 말했다.
체첸군 지도자인 샤밀 바사예프도 이날 체첸TV에 나와 “19일 그로즈니 시내에서 러시아군 장군을 생포해 신문 중”이라고 밝혔다.
말라페이에프가 포로로 잡힌 것은 작년 10월 러시아군이 체첸 공격을 시작한 후 최대의 타격이다. 체첸군은 앞으로 말라페이에프를 내세워 러시아군과 협상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돼 러시아측이 곤경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내무부군은 내무부 소속 군대로 전쟁이 일어나면 정규군이 점령한 적지에서 잔당 소탕과 치안유지를 담당한다.
당초 러시아 국방부는 말라페이에프의 생포사실을 부인하기도 했다.
한편 러시아군의 ‘그로즈니 함락 임박설’이 나오는 가운데 체첸군부 지도자 4명이 17일부터 모스크바에서 러시아측과 협상을 하고 있다고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이 19일 보도했다.
모스크바에 있는 체첸 망명정부 수반인 말리크 사이둘라예프는 ‘매우 중요하고 권위있는 야전군 지휘관’ 4명이 러시아측에 가담하는 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20일 아스란 마스하도프 체첸대통령측의 대표 한명도 야전 지휘관들과 함께 러시아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0일 러시아가 체첸 반군들과 협상 중이란 보도를 부인하고 앞으로의 협상 가능성도 배제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