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 주간 비즈니스위크 최근호(24일자)는 올해 유럽 기업들이 포함되는 M&A 규모는 2조달러(약 2200조원)로 사상 최고액의 M&A 열풍이 몰아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유럽의 M&A 액수는 1조5000억달러. 이는 1998년(9880억달러)의 거의 배이고 미국의 M&A 총액(1조9000억달러)에 육박한다.
비즈니스위크는 유럽의 M&A는 △정보통신 분야의 전격적인 M&A 진행 △국경을 넘는 M&A 협상의 증가 △독일의 본격적인 참여 등 3가지 특징을 띨 것으로 내다봤다.
가장 왕성하게 M&A가 진행될 곳은 정보통신 분야. 독일 굴지의 통신업체 도이체 텔레콤마저 ‘먹이’가 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할 정도로 정보통신업계는 M&A 돌풍에 휩싸여 있다.
중소업체를 대거 사들인 영국 브리티시 텔레콤(BT)도 세계 최대 이동통신업체인 보다폰 에어터치(영국)가 독일의 이통업체 만네스만을 겨냥해 1345억달러 규모의 적대적 인수안을 내놓자 바짝 긴장했다. 보다폰 에어터치가 유럽시장을 싹쓸이하면 BT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 분명하다. 미국 통신회사들도 유럽 업체들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유럽의 M&A 가운데 국경을 넘은 경우는 60%. 국경 내의 M&A는 이미 바닥이 났다. 전문가들은 특히 금융분야에서 국경을 넘나드는 M&A가 활발하게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네덜란드의 ING 그룹과 ABN 암로, 스페인의 반초 산탄데르 센트럴 히스패니코, 스위스의 대형 은행들이 나라 밖 은행들의 M&A에 나설 대표주자로 꼽힌다.
ING는 이미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BHF 은행’을 사들였고 현재 19.2%의 지분을 갖고 있는 프랑스 ‘크레디 코머셜 드 프랑스’ 은행을 완전 장악하려고 애쓰고 있다. 반초 산탄데르는 스코틀랜드 로열뱅크은행의 내셔널 웨스트민스터 은행 인수에 20억달러를 투자하면서 같은 배를 탔다.
얼마 전만 해도 M&A를 탐탁지 않게 여기던 독일 기업들도 지난해 2650억달러의 M&A를 성사시켰다. 이는 영국의 M&A(3840억달러)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 독일 기업 이사진이 M&A를 통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미국식 경영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이밖에 피아트(이탈리아)가 자동차 부문 매각을 준비중이고 푸조(프랑스)와 BMW(독일)도 지분 일부를 팔 예정이다. 유럽 굴지의 자동차 업체들도 이미 M&A를 통한 구조조정 대열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