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앨 고어 부통령은 5곳에서 유세집회를 갖는 강행군을 했다. 고어는 특히 아이오와 주도 데모인시 셰리던가에 있는 민가 20여곳을 방문, 유권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했다.
압도적 선두라는 부담을 안고 있는 공화당의 조시 W 부시 텍사스주지사는 워털루시 후버중학교에서 “여론조사의 승리는 아무 의미가 없으며 실제 투표장에서 한 표를 던질 때까지 방심해서는 안된다”며 지지자들에게 투표참여를 독려했다.
이날 발표된 아이오와주 최대 일간지 데모인 레지스터의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고어 부통령과 부시 주지사가 양당에서 여유있게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21일 민주당 코커스 참석예상자 600명을 상대로 실시된 조사에서 고어는 당내 유일한 경쟁자인 빌 브래들리 전상원의원을 56% 대 28%로 앞서, 2∼6일의 여론조사(54%대 38%) 때보다 격차를 벌렸다. 브래들리는 최근 제기된 심장질환(부정맥) 증세가 예상보다 심각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악재로 작용해 인기가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공화당 코커스 참석예상자 600명을 상대로 실시된 조사에서는 부시가 43%를 획득, 2위인 출판재벌 스티브 포브스(20%)를 역시 큰 차로 따돌렸다. 뉴햄프셔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전력투구하기 위해 아이오와주 선거운동을 포기한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유일한 흑인 예비후보로 보수주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앨런 키즈와 똑같이 8%를 얻었다.
아이오와주의 한 선거관계자는 “민주당의 브래들리 전상원의원이 이곳에서 35%이상 득표를 하지 못할 경우 앞으로 역전의 계기를 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고어측은 23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지가 발표한 뉴햄프셔주 여론조사에서 50%의 지지를 얻어 브래들리(41%)를 수개월만에 처음으로 추월하자 크게 고무된 상황이다. 반면 브래들리 진영은 데모인 레지스터가 23일 “민주당 대선 후보로 브래들리를 공식 지지한다”고 발표해 힘을 얻었다.
공화당의 경우 아이오와주에 총력을 기울여온 스티브포브스가 30%이상 득표하지 못하면 지명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존재로 전락하게 되며 오린해치 예비후보는 5% 미만의 득표에 그칠 경우 선거 포기를 선언할 것으로 관측된다. 부시는 2위와 10%이상 차를 벌리지 못할 경우 사실상 패배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빌 클린턴 대통령의 경우 92년 뉴햄프셔주 예비선거를 앞두고 징병기피를 입증하는 편지가 공개됨에 따라 중도포기의 위기에 몰렸으나 폴 송가스 후보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양호한 결과가 나오자 스스로를 ‘컴백 키드(Comeback Kid)’로 부르며 사실상 승리를 선언한 뒤 전세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24일 오후 7시(한국시간 25일 오전 10시)에 2142개 선거구에서 열리는 코커스에는 180만명의 양당 등록 당원 중 20만 명만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돼 지금까지 나온 여론조사 결과가 빗나갈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브래들리는 “실제 뚜껑이 열리면 많은 사람들이 놀라게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데모인(미국아이오와주)〓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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