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샴은 최근 미국 남부의 문학전문잡지인 ‘옥스퍼드 아메리칸’에 반 자전적 순수 문학 소설인 ‘페인트칠 된 집’을 연재하기 시작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24일 보도했다. 그는 모두 6차례로 나누어 이 소설을 연재한다. 이 소설은 1950년대 미 아칸소주의 한 작은 마을이 배경이며 일곱살짜리 소년 루크 챈들러의 눈에 비친 목화농장의 삶과 멕시코 이민자들의 힘든 생활을 치밀하게 그리고 있다. 일종의 성장소설. 그의 소설에는 늘 세련된 변호사들이 등장했으나 이번에는 변호사가 전혀 등장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그리샴은 “매년 한차례씩 법정 스릴러물을 펴냈고 인기도 얻었으나 마음 속에는 항상 이런 소설을 쓰고 싶다는 욕망이 있었다”며 “독자들이 이 작품을 음미하듯 읽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1955년 아칸소주에서 태어난 그는 미시시피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한 뒤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법학을 공부해 변호사가 됐다. 성폭행을 당한 어린 소녀의 법정 진술에서 우연히 힌트를 얻어 1986년 첫작품 ‘어 타임 투 킬’을 썼다. 두 번째 작품 ‘더 펌’이 영화화돼 성공하면서 전업작가로 변신했다. 이후 ‘의뢰인’ ‘펠리칸 브리프’ ‘파트너’ ‘레인 메이커’ 등이 잇따라 독자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부동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영화화된 그의 작품 6편이 모두 히트해 미 할리우드에서 그의 이름은 ‘흥행의 보증수표’로 통한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