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26일 건설업체들과 당시 일 드 프랑스(프랑스 수도권) 지역의회를 구성하고 있던 주요 4개 정당들 사이에 불법거래가 있었다고 폭로했다. 르몽드에 따르면 89년에서 96년 사이 지역 당국이 배정한 수도권 고교 건물 신축 및 보수 예산은 280억프랑(약 4조9280억원). 이중 약 5억6000만프랑(약 985억6000만원)이 공화국연합(RPR) 사회당 등 4개 정당의 정치자금으로 흘러들어갔다고 르몽드는 전했다. 이중 일부는 정당 당원들을 건설업체에 유령 취업시켜 이들에게 급료가 지급된 형태로 처리됐다.
97년 6월부터 사건을 추적해온 예심판사 아르망 리베롤과 마르크 프리세 푸코는 경쟁을 통하지 않고 낙찰을 받은 33개 건축업체를 중심으로 수사를 벌여 이중 9개 업체가 정당들의 자금 지원 요청을 받고 건축비 일부를 정치자금으로 제공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프랑스 사법부는 이 사건을 ‘세기의 파동’으로 부르고 있다.
사건과 관련해 배임은닉혐의로 수사를 받아온 기 드뤼 전 청소년 체육부장관은 건설업체 시크라로부터 60만∼80만프랑의 사례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를린〓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