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 개막]지구촌 빈부격차 해소 논의

  • 입력 2000년 1월 27일 19시 13분


세계 각국의 정치 및 경제지도자와 기업인, 학계인사들이 모여 지구촌 현안을 논의하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30차 연례총회가 27일(현지시간) 스위스의 휴양도시 다보스에서 개막됐다.

개막식에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타보 음베키 남아공 대통령, 압두라만 와히드 인도네시아 대통령,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사 회장, 스티브 케이스 아메리카온라인(AOL) 회장 등 세계의 정치지도자 300여명, 재계 인사와 기업인 1200여명, 과학 및 문화계 인사 4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번 포럼에는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빌 클린턴 대통령이 29일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 로렌스 서머스 재무장관 등과 함께 참석해 연설한다.

‘차별화를 위한 새로운 시작’을 주제로 2월1일까지 열리는 이번 총회의 핵심 이슈는 세계화와 유전공학.

세계화의 폐단을 놓고 논쟁이 치열했던 지난해 총회와는 달리 이번 총회에서는 세계화로 야기된 여러 문제의 해결책이 모색된다. 특히 국가간, 계층간의 빈부 격차를 해소하는 방안이 집중 논의된다. 이를 위해 31일 저녁 제임스 올펜슨 세계은행 총재와 음베키 남아공 대통령, 와히드 인도네시아 대통령 등이 한 자리에 모인다.

총회에서는 또 유전자 혁명(G혁명)의 다양한 측면이 논의된다. 각국 정부 관계자와 재계 인사들은 유전자 혁명으로 인한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심층 토론할 예정이다.

서머스 미국 재무장관, 한스 아이헬 독일 재무장관, 크리스티앙 소터 프랑스 재무장관 등은 29일 신경제(New Economy)가 실업과 인플레, 불황 등의 해결책이 될 수 있는지에 관해 의견을 나눈다.

이에 맞서 지난해 11월말∼12월초 세계무역기구(WTO)의 시애틀 각료회담 때 위력을 보였던 세계 비정부기구(NGO) 대표들은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다보스에 도착하는 29일 대대적인 시위를 벌이며 반(反)세계화를 외칠 계획이다. NGO대표들은 세계화가 빈부격차를 심화시키고 각국 노동자와 농민에게 손해를 안겨주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세 보베 프랑스 농민연맹 의장은 대형버스 한 대를 전세내 농민 시위대를 총회장 주변에 풀어놓은 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영향력 있는 거물들의 모임에 도전장을 던지겠다”고 기염을 토했았다.

이에 따라 스위스 당국과 총회 주최측은 긴장 속에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다보스 포럼 사상 처음으로 총회장 주변에 스위스군이 배치됐으며 미군 헬기 1대가 상공에서 테러감시 활동을 펴고 있다. 영세중립국인 스위스에서는 보기 드문 진풍경들이다.

<이희성기자·다보스〓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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