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 극우인종차별 퇴치 공조 나선다

  • 입력 2000년 1월 27일 19시 14분


독일 나치 정권의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이 던져준 교훈을 되새기기 위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시작된 ‘국제 홀로코스트 포럼’에 참석한 각국 지도자들은 26일 유럽에서 힘을 얻고 있는 신나치즘 등 인종차별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예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리오넬 조스팽 프랑스 총리,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 등 46개국 고위 관리와 역사학자 지식인 등 600여명이 참석한 포럼은 3일간 계속된다. 이번 포럼은 스웨덴의 12∼18세 청소년 중 3분의 1 가량이 홀로코스트의 의미를 모른다는 조사 결과에 충격을 받은 스웨덴 정부가 이들에게 역사를 바로 알리기 위한 운동의 하나로 마련했다고 영국의 BBC방송이 전했다.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는 나치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예술 철학 과학이 발전할수록 인종주의와 살의(殺意) 독재 같은 악한 감정이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은 환상이라며 현대문명사회에서 부활하고 있는 극우 인종차별주의에 대해 경계심을 나타냈다. 그는 유대인들 사이에 널리 회자되고 있는 시를 인용해 “내 비록 모든 것을 용서했지만 어떤 것도 잊지는 않겠다”고 홀로코스트에 대한 이스라엘인들의 생각을 나타냈다.

홀로코스트 가해국인 독일의 슈뢰더 총리는 유럽내 신나치즘 등 인종차별주의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시민사회가 나서야 하며 국제적 공조체제와 엄한 법집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독일의 학교에서도 나치즘의 교훈을 정확하게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페르손 스웨덴 총리는 홀로코스트는 ‘역사적 우연’이 아니라 다수의 침묵 속에 자행된 고의적 사건이라며 현재의 극우 인종차별주의 세력을 방치하면 또다시 발생할 수도 있다는 교훈을 준다고 말했다. 198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엘리 위젤은 이번 포럼과 같은 행사를 ‘양심과 인간성을 위한 포럼’이라는 이름으로 매년 열자고 제안했으며 페르손 총리 등이 이에 동의했다.

이날 스웨덴에서는 인종차별적인 내용의 유인물을 뿌린 3명의 신나치주의자들에 대한 재판도 열렸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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