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사진작가 토스카니 사형수소재 베네통광고

  • 입력 2000년 1월 27일 19시 14분


‘키스하는 신부와 수녀’ 등 금기를 깨는 도발적 광고 사진들로 논란을 일으켜온 이탈리아의 세계적 사진작가 올리비에로 토스카니(57)가 이번에는 사형수를 소재로 한 작품을 내놓는다.

이탈리아 의류업체 베네통의 크리에이티브 책임자인 토스카니는 26일 로이터통신과의 회견에서 “베네통의 다음 광고는 미국의 감옥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사형수들의 모습을 담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형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이번 작품을 위해 미국의 한 교도소에서 26명의 사형수와 인터뷰를 한 뒤 그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았다고 밝혔다.

인종 섹스 범죄 전쟁 같은 사회적 테마에 집착해온 토스카니가 내놓은 문제작들은 한둘이 아니다. ‘보스니아 내전때 숨진 민병대원의 피투성이 군복’ ‘탯줄이 채 잘리지 않은 신생아’ ‘수갑이 채워진 흑인과 백인의 손’ 같은 사진들이 모두 그의 작품. 그의 사진에 대해 서는 ‘철학을 담은 예술’이라는 극찬과 ‘상업성의 극치’라는 비판이 엇갈린다.

84년부터 베네통과 손잡고 일해온 토스카니는 “나의 광고철학은 속임수로 가득찬 현대 광고의 틀을 부수는 것”이라며 “이번에도 인간의 내면 세계와 잊혀진 사회적 문제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형수 광고는 31일 이탈리아에서 처음 발표된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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