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러화 0.98달러도 붕괴…중앙銀 시장개입 시사

  • 입력 2000년 1월 30일 19시 35분


유럽연합(EU)의 단일통화 유로가 28일 런던 외환시장에서 0.9738센트에 거래돼 사상 처음 0.98 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해 1월 4일 출범 이후 17.7%나 가치가 하락한 것. 이 때문에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에서도 유로 문제가 핵심 의제로 부상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영국 BBC 방송은 29일 투자자들이 장기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는 미국의 달러를 사들이고 있는데다 미국(5.5%)과 유럽중앙은행(ECB·3%)의 금리차가 큰 것이 유로 폭락의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게다가 이번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예상도 유로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유럽 노동시장 개혁 부진과 유로 약세에 대한 유럽 정치 지도자의 관심부족도 폭락요인으로 지적됐다. 에른스트 벨테케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28일 다보스 포럼에서 “오늘날 국제 금융 시장의 비판적 시각으로 볼 때 중앙은행이 환율을 무시할 입장이 아니다”며 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으며 독일 에른스트 벨테케 분데스방크 총재는 “세계 어느 중앙 은행도 환율 추이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딜러들은 ECB가 다음달 3일 열리는 관리위원회에서 금리인상 등 대책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유로 가치가 앞으로 더욱 하락해 다음번 심리적 저지선은 유로당 0.9540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하는 금융 전문가도 있다.벨기에 중앙은행총재가 개입이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일정 조건을 충족시켜야 된다고 말한 것이나 로마노 프로디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이 유로가 1달러 이하로 떨어진 것은 중요치 않다고 한 최근 발언 등이 유럽의 소극적인 시장개입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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