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 및 부품업체 등과의 계열관계가 강한 자동차업계에서는 각자 독자적 전자네트워크를 구축해왔다. 때문에 경쟁업체간 설계 데이터 교환 등은 상상하기도 어려웠다. 지금까지 주요 업체간 제휴는 연료전지차량 공동개발 등 차세대 환경기술분야 협력이 중심이었다.
그러나 1998년5월 독일 다임러 벤츠-미국 크라이슬러의 합병발표와 지난해 1월 미국 포드의 스웨덴 볼보 매수발표 등으로 자동차업계의 경쟁이 심화됐다. IT 활용이 자동차업계의 사활을 좌우하게 됐다. 그런 배경이 IT를 축으로 하는 숙적간의 ‘3자 강자연합’ 탄생을 가능케 했다.
GM 도요타 VW 3사는 이번 제휴를 통해 자동차업계에서 압도적 우위를 확보하려 하고 있다. 이번 합의만으로도 대폭적인 개발비용 삭감효과가 예상된다. 설계와 개발의 제휴에 이어 인터넷을 통한 부품 공동구매 방안도 검토되고 있기 때문에 제휴의 시너지효과는 더 커질 전망이다. 세계표준화를 지향하는 차세대기술 개발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이 확실시된다. 세 회사의 자동차 출하대수 합계는 1783만여대(1998년 기준)로 세계 2위인 미국 포드(682만여대)의 2.6배를 넘는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적과의 동침’은 거의 모든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자동차업계라고 해서 예외일 수는 없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