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GM 40대 최연소 CEO 탄생…47세 와그너사장 승계

  • 입력 2000년 2월 3일 17시 46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잭 스미스(61)가 곧 CEO에서 물러나고 리처드 와거너 사장(47)에게 CEO를 물려주겠다고 2일 발표했다.

이로써 다음 주에 만 48세가 되는 와거너는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GM의 최연소 CEO에 오르게 됐다. 와거너는 6월1일 CEO에 취임하며 스미스는 연말까지 와거너와 공동 CEO로 남지만 실질적으로는 곧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외신이 전했다.

스미스는 2일 사원들에게 행한 연설에서 “그동안 여러분과 함께 많은 일을 해왔다”며 “와거너는 GM이 선택할 수 있는 최상의 인물”이라고 말했다. 스미스는 회장직을 당분간 유지하지만 “앞으로는 여행이나 하면서 지내겠다”고 말했다.

세계 자동차업계 전문가들은 와거너가 스미스의 후계자가 되리라고는 예상했으나 막상 와거너의 CEO 승계가 발표되자 ‘너무 빠른 결정’이라며 놀랐다. 전문가들은 GM의 보수적 풍토에서 40대가 CEO에 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았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세계 자동차업계가 격변하기 때문에 젊고 세계화된 시각을 가진 와거너가 GM의 사령탑을 맡는 것은 적절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와거너는 1998년 GM의 북미자동차 공장 이전문제로 야기된 노사분규를 무난히 해결한 공로로 사장에 취임해 재무와 국제사업 부문을 맡았다. 와거너는 GM의 방만한 경영을 추스르고 북미자동차 공장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성공해 경영수완을 인정받았다.

와거너는 98년 성사단계에 있던 GM의 대우자동차 지분 인수를 무산시켜 국내 자동차업계에도 널리 알려졌다. 당시 그는 대우측이 내세운 지분 인수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며 가격인하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인수 포기를 결정했다.

스미스는 92년 GM 사외이사들의 반란에 힘입어 GM의 회장 겸 CEO에 전격 취임해 부도직전의 GM을 회생시켰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