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 소식이 전해진 3일 주가는 오름세를 보였고 주요 장기금리는 대우채 환매자금중 절반 이상이 다시 투신권으로 유입되면서 큰폭으로 내렸다.
미국 금리인상 자체가 ‘나쁜 소식’임에는 틀림없지만 0.25%포인트 정도의 인상폭은 이미 국내 시장상황에 충분히 반영됐기 때문에 악재로서의 효력을 상당부분 상실했다는 분석이다. 증시 관계자들은 “미국이 3월초에 금리를 한차례 더 인상할 것이라는 우려감은 남아있지만 악재가 한꺼풀 걷혀 일단 한숨을 돌린 상태”라며 “다만 그동안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던 외국인들이 최근 4일동안 보유물량을 팔아치우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향후 시장전망을 낙관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미국 금리인상이 엔화 약세를 부추겨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국제금융센터는 그러나 이날 발표한 ‘미국의 금리인상과 영향’ 보고서에서 “미국의 올해 예상 경제성장률이 4% 안팎에 이르는 등 경제 상승세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대미수출은 별로 감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설령 이번 금리 인상으로 미국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더라도 한국의 주요 수출시장인 동남아와 중국, 유럽지역의 경제가 본격적으로 살아나는 추세여서 전체 수출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은 적다는 것.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금융기관들도 미국의 연방금리가 연내에 최고 1%포인트 인상되더라도 한국 등 아시아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금융센터는 “다만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대거 유입으로 원화가치 상승압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 확대로 인해 엔화가치가 약세로 전환되면 한국 상품의 가격 경쟁력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원재기자> 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