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의 반일감정은 일제의 만행이나 재일교포에 대한 차별 대신에 한국고유의 음식인 김치를 일본이 자기네 방식으로 만들려는 문제 때문에 증폭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수세기 동안의 전통적 방법에 따라 발효과정을 거쳐 김치를 담근다. 일본에서는 발효과정을 생략한 채 구연산 등을 이용해 김치를 생산한다.
그래서 한국인들은 일본김치에 김치 고유의 깊은 풍미가 없다고 비판하며 일본이 김치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려 한다. 그러나 일본은 인도의 카레나 멕시코의 타코를 예로 들며 “어느 민족의 전통음식이 국제적 인기를 얻게 되면 다른 지역 입맛에 맞게 변형되게 마련이므로 한국이 김치에 대해 전매특허를 내세울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일본은 한국이 김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일본 김치시장에서 더 큰몫을 차지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한다. 일본의 김치 생산규모는 1998년 20만t으로 96년보다 두배나 증가했으며 그 중 한국김치의 시장점유율은 10% 정도다.
이런 갈등에도 불구하고 일본인들이 마늘 냄새가 난다고 기피했던 김치를 선호하게 된 것을 한국인들은 그만큼 양국관계가 가까워진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