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보다폰, 獨만네스만 인수…공룡 통신사 탄생

  • 입력 2000년 2월 6일 19시 49분


세계 최대의 이동통신업체인 영국 보다폰에어터치가 3일 독일 이통업체인 만네스만을 1809억달러(약 204조2361억원)에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인수는 아메리카온라인(AOL)의 타임워너 인수(1310억달러)를 앞서는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다.

355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보다폰에어터치는 만네스만(가입자수 690만명) 인수에 따라 가입자가 4240만명으로 늘었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만네스만 감독위원회(일종의 이사회)가 이날 클라우스 에제르 만네스만 회장이 제출한 보다폰에어터치와의 우호적인 합병안을 승인했다고 4일 전했다. 인수조건은 만네스만 1주당 보다폰에어터치 58.9주로 결정됐다.

신문은 이번 초대형 M&A가 세계 이통업계의 지각변동을 불러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만네스만 인수로 보다폰에어터치는 유럽 대부분 지역과 미국을 커버하는 광범위한 통신망을 갖추게 돼 경쟁업체에 비해 절대적으로 유리해졌다.

이에 따라 프랑스 텔레콤, 도이체 텔레콤, 브리티시 텔레콤 등 경쟁업체들은 통합회사에 맞서기 위해 덩치를 불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통업계 전문가들은 “거대한 M&A가 잇따를 것”이라며 “만네스만이 인수를 시도했던 영국 3위의 이통업체 오렌지PLC가 첫번째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보다폰에어터치는 지난해 10월 만네스만이 오렌지PLC를 330억달러에 인수하려하자 만네스만에 대한 적대적인 M&A를 선언했다.

보다폰에어터치는 적대적인 M&A에 대한 독일내의 반대여론에 부닥쳐 어려움을 겪었으나 최근 만네스만의 주식을 높이 평가하고 에제르 회장 등 만네스만 경영진 5명을 통합회사 이사회에 참여시키겠다는 조건을 내세워 인수에 성공했다. 당초 240유로로 제시됐던 만네스만의 주가도 353유로(349.6달러)로 뛰어올랐다.

협상 과정에서 만네스만의 단일 최대주주인 홍콩의 허치슨 왐포아 그룹은 보다폰에어터치가 내세운 합병조건을 받아들일 것을 주장해 협상타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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