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극우정당 부상]세계화-유럽통합 불안감이 원인

  • 입력 2000년 2월 6일 19시 49분


최근 유럽에서는 극우세력에 속속 부상(浮上)하고 있다. 특히 오스트리아와 스위스가 현저하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지난해 10월 총선에서 극우 자유당이 27%를 득표하며 원내 제2당으로 떠올랐다. 19∼29세는 35%가 자유당을 지지했다. 1986년에는 나치 전력의 쿠르트 발트하임 전유엔사무총장이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스위스에서도 지난해 10월 총선에서 제4당이던 극우 스위스인민당(SVP)이 22.8%를 득표해 제2당이 됐다.

두 나라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중립을 표방해 큰 피해를 보지 않았다. 두 나라는 과거역사를 치열하게 반성한 적이 없기 때문에 우익성향이 유난히 강하다는 분석도 있다. 독일에서는 98년 구동독 작센-안할트주 의회선거에서 반이민 반유대를 표방한 극우 독일인민당(DVU)이 12.9%를 득표했다. 체계적 조직도 없었지만 실업 등에 고통받는 구동독주민이 DVU를 지지했다.

지난해 여름 벨기에 안트워프시 의회선거에서는 민족주의적 플레미쉬-블람스 블록이 30%의 지지를 얻었다. 이탈리아에서는 극우성향이 약해졌지만 분리움직임이 잠복해 있는 북부 주민들의 우익성향은 여전하다.

프랑스 국민전선의 장 마리 르펜 당수는 라이벌과의 갈등으로 지지율이 15%에서 10%로 떨어졌지만 그의 개인적 인기는 여전하다. 르펜은 오스트리아 자유당이 연립정부에 참여하는 것은 마땅하다며 연대감을 표시했다.

유럽 극우세력은 이민폭주 세계화 유럽통합에 따른 대중의 현실불만과 미래불안을 파고든다. 그래서 이민규제 강화, EU가입 또는 확대 반대 등을 주장한다. 구소련 붕괴, 유고내전, 코소보사태에 따른 난민의 잇단 유입이 그런 경향을 더욱 부추겼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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