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실리콘밸리 졸부들 '벼락부자 신드롬'

  • 입력 2000년 2월 9일 20시 01분


‘벼락부자 신드롬’을 아시나요.

하루 평균 64명의 백만장자가 탄생하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최근 신종 정신병이 번지고 있다고 미국 일간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이 8일 보도했다. 벼락부자 신드롬(Sudden Wealth Syndrome)으로 명명된 이 정신병은 인터넷 사업으로 떼돈을 번 졸부들에게서 나타나는데 심한 자괴감, 정체성 상실, 우울증 등의 증세를 보인다는 것.

심리학자 폴 셰르비시박사는 “벼락부자들은 급격한 물질적 변화에 정신이 못따라가는데서 대부분 큰 혼란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이런 증세를 호소하는 젊은 백만장자들이 늘어나자 최근 실리콘밸리에서는 ‘돈, 삶의 의미 그리고 선택’이라는 벼락부자신드롬 전문클리닉까지 생겨났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신드롬을 처음 포착한 심리학자 조안 디퓨리아박사는 “하루아침에 백만장자가 된 젊은이들은 처음에는 걷잡을 수 없는 황홀함에 빠지지만 어느 순간 ‘나는 이럴 자격이 없다’는 자괴감과 우울증에 빠진다”고 말했다.

디퓨리아박사는 △돈방석에 오른 직후 쇼크 흥분 혼란에 빠지는 1단계 △자신에게 찾아온 변화를 통제하려 하는 2단계 △새 인생 목표를 세우고 삶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3단계를 이 신드롬의 극복과정으로 제시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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