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 지구촌 東-西 노사협상 막 올랐다

  • 입력 2000년 2월 10일 19시 53분


▼독일▼

독일 최대의 산업별 노조인 금속노조(IG 메탈)가 9일 사용자측과 올해 임금협상을 개시했다. 그러나 노조는 5.5%의 임금인상을 요구한 반면 사용자측은 2.6% 인상안을 제시해 노사충돌이 예상된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다임러크라이슬러 지멘스 BMW 등이 속한 금속노조는 5.5%의 인상요구가 2%의 인플레이션 예상률과 3.5%의 노동생산성 향상을 감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사간 의견 조정에 나선 총리 경제자문위원회 롤프 페페코벤 위원은 현실적 임금인상률이 2% 미만이라고 지적, 노조의 요구는 수용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학자들도 노조의 임금인상요구가 과다하며 인건비를 증가시켜 결과적으로 실직자를 양산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금속노조는 현재 65세인 정년퇴직 연령을 60세로 낮추는 대신 퇴직 후 연금은 종전과 똑같이 지급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사용자측은 60세 이상의 노동자들이 조기퇴직하더라도 시간제 근무 등을 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같은 요구를 거부했다. 사용자측은 또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 월급제를 제안했다.

지난달 독일 노사정 대표들은 60세 조기퇴직을 권장해 청년 실직자들에게 취직기회를 주도록 하자는 공동선언에 합의했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일본▼

일본의 자동차노조총연합과 조선중기노조연합 등이 9일 경영자측에 임금협상안을 제출함에 따라 올해 춘투(春鬪)가 본격화됐다.

올해 노사협상은 노조측이 임금인상 요구를 가급적 억제하고 근무시간단축 등을 통한 고용안정을 요구하는 ‘고용춘투’라는 특징을 갖는다.

이들 노조연합은 임금인상 요구폭이 사상최저였던 작년과 마찬가지로 평균임금 1% 인상을 요구했다. 개별 노조에서는 이보다 훨씬 낮춘 곳도 적지 않다. 작년 일본의 평균 임금 인상률은 정기승급분 인상률(2%)을 약간 웃도는 2.21%로 역시 사상최저였다.

이번에 전기노조연합 등 노조측은 “임금인상보다는 고용이 최우선”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실업률이 작년 4.7%로 사상최악을 기록하는 등 고용환경이 계속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닛산자동차 등 대형제조업체들은 대규모 추가 인력삭감을 계획하고 있다.

내년 4월부터는 공적 연금 지급개시연령이 상향조정될 예정이어서 고용연장문제가 이미 쟁점으로 돼 있다.

전기 섬유 패션 유통 등 산업별 노조에서는 퇴직자의 재고용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철강노련에서는 격주 근무나 주 3일 근무 등으로 60세 이상의 고용을 늘려나가는 방안을 협상중이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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