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경제 회복이냐 거품이냐…주가상승 시각 엇갈려

  • 입력 2000년 2월 10일 19시 53분


9일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 평균주가가 2년반 만에 20,000엔을 넘어서자 일본경제에 대한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리게 나타나고 있다. 증시활황이 개인의 소비심리와 기업의 투자의욕을 끌어올리는 경기회복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우세하다. 그러나 실물경제의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은 ‘미니 거품’이라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10일 닛케이주가는 전날보다 297엔 떨어진 19,710엔으로 후퇴했다.

▽낙관론〓닛케이주가는 1989년 12월 29일 38,915.87엔으로 사상최고를 기록한 뒤 거품경제 붕괴로 급락해 98년 10월 9일 12,879.97엔까지 떨어졌다.

그후 정부의 지속적인 경제재생 정책과 미국의 증시활황에 힘입어 작년 5월에는 16,000엔대를 회복했고 1월4일에는 19,000엔을 돌파했다.

이런 추세에 따라 생산과 고용, 소비심리가 서서히 되살아나고 있다는 것이 낙관론의 요지.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대장상은 “경제가 약간 좋아졌다. 과거 주식거래에서 혼났던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비관론〓기업들의 경영실적과 관계없이 주가가 급격히 상승하는 것은 ‘미니 버블’이라는 주장. 대표적 우량기업인 소니가 98년 3월 결산을 정점으로 순익이 계속 감소하는 등 실물경제에는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경제의 양극화가 경제기반을 취약하게 한다는 지적도 있다. 증시에서는 일부 정보기술(IT)업체의 주가만 폭등했다. 개인소비와 기업의 설비투자도 양극화하고 있다.

니시오카 다다오(西岡忠夫)일본생명 전무는 “현재 주가는 실제 경제환경과 동떨어진 것으로 장기지속은 어렵다. 일본 기업 전체의 사업재편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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