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부총리등 요직, 푸틴인맥 '페테르 마피아' 뜬다

  • 입력 2000년 2월 15일 19시 33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권한대행이 크렘린의 주인이 된 후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 페테르부르크(구 레닌그라드) 인맥이 급부상하고 있다. 푸틴은 이 도시의 ‘토박이’.

우선 페테르부르크 인맥의 대부로 대통령행정실장과 제1부총리를 지낸 아나톨리 추바이스 연합전력(UES)사장이 푸틴의 든든한 자금줄이 되고 있다.

유일한 여성 부총리인 발렌티나 마트비옌코와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연방보안부장, 푸틴의 새 경제정책 ‘푸티노믹스’의 설계사인 게르만 그레프 사유화부차관 등도 페테르부르크 인맥.최근 러시아 정국이 전에 없이 평온한 것도 알고 보면 ‘고향덕’.

푸틴은 지난해 12월 총선이후 국가두마(하원)와 밀월관계를 과시하고 있다. 원내 제1당인 공산당이 푸틴에게 협조하는 것은 페테르부르크 출신의 겐나디 셀레즈뇨프 하원의장 덕분. 원내 소수파인 야블로코당 지도자 세르게이 스테파신 전 총리도 푸틴의 고향 친구다.

정부요직을 특정지역 출신이 독점하자 언론에서는 이들을 ‘페테르 마피아’로 부르면서 페테르부르크를 푸틴부르크로 개명해야 한다고 비꼬기까지 할 정도. 러시아에서 역대지도자들이 자신의 출신지역 인맥을 중용했던 것은 처음이 아니다. 보리스 옐친 전대통령(우랄 마피아), 구소련의 레오니드 브레즈네프(우크라이나 마피아), 이오지프 스탈린(그루지야 마피아)등이 그 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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