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노동당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지난 100년간 영국은 물론 세계사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지금은 당연한 것이 된 전국민의 투표권 행사와 노동자보호를 위한 최저임금제를 비롯, 복지국가의 개념과 보건부의 설치와 같은 혁신적인 제도가 모두 노동당의 주도로 도입돼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마침 정권을 장악하고 있는 상태에서 100주년을 맞은 노동당은 이날 전국 각지에서 동시에 성대한 기념식을 개최, 지난 100년간의 업적을 되돌아보고 새 천년을 맞은 당의 미래를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토니 블레어 총리는 이에 앞서 영국 BBC방송의 ‘뉴스 온라인’에 기고한 글을 통해 “만약 노동당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1900년에 그랬던 것처럼 지금이라도 만들어야 할 만큼 필수적인 정당”이라고 자부했다. 블레어 총리는 “노동당 성공의 비결은 당원들과 당원들이 공유한 가치 두가지였다”면서 “당원들이 광범위한 공동체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정권에서 밀려나도 언제든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강력한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당의 가치는 사회적 정의와 관용, 기회균등 그리고 인간존엄”이라면서 “이같은 가치는 그동안 당을 결집시켜온 내면적 힘이면서 앞으로 보다 현대화된 형태를 통해 신 노동당을 지도할 이념”이라고 선언했다.
블레어 총리는 “그러나 700만명의 국민이 문맹인 것을 비롯, 많은 어린이들이 빈곤에서 허덕이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는 수억 명이 기본적 의료와 교육 혜택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아직도 노동당이 가야할 길은 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실업률과 물가인상률의 억제 △교육에 대한 투자확대 △영국 중앙은행의 독립과 같은 정책들을 설명한 뒤 “우리는 진취적인 기업가정신을 장려하면서도 부의 공정한 재분배가 동시에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고 역설했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