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2로드니 킹 사건'… 디알로 살해 백인경찰 무죄판결

  • 입력 2000년 2월 27일 19시 21분


미국 뉴욕주 올버니 법원 배심원단이 아프리카 기니 출신 이민자 아마도우 디알로 살해 혐의로 기소된 4명의 백인 경찰관에게 25일 무죄평결을 내리자 수많은 미국인이 거리에서 항의시위를 벌이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미국내 인권단체 회원 등 수백명의 시민들은 24, 25일 이틀 연속 뉴욕시내 곳곳에서 항의시위를 벌였고 많은 정치인들도 “무죄평결은 매우 당황스러운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무죄 평결을 받은 경찰관들은 지난해 2월 강간 용의자 추적중 뉴욕 브롱크스에서 행상을 하던 디알로(당시 22세)를 검문하다 디알로가 지갑을 꺼내는 것을 총을 꺼내는 것으로 오인해 41발의 총탄을 발사해 살해했다. 배심원들은 경찰들의 발포가 정당방위였다며 무죄평결을 내렸다. 그러나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전에 나선 빌 브래들리 전 상원의원은 “이번 평결은 점차 확산되고 있는 인종차별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인종적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들 눈에는 백인이 쥐고 있는 지갑은 지갑으로 보지만 흑인이 쥐고 있는 지갑은 총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뉴욕타임스도 26일 사설을 통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중은 경찰이 흑인과 라틴계 이민자들을 범죄자로 간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비판했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