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韓人 납치사건]中탈출 김수흥씨 일문일답

  • 입력 2000년 2월 29일 19시 10분


지난해 12월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조선족 일당에게 납치됐다 38일만에 극적으로 탈출, 29일 오전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수흥씨(35·서울 관악구 신림동)는 “간신히 탈출에 성공한 다음 현지 영사관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관할이 아니라는 이유로 묵살당했다”며 현지공관의 무책임한 태도를 성토했다.

김씨는 귀국직후 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범인들은 거액의 몸값을 요구하며 수차례 폭행과 살해협박을 계속했다”며 당시의 악몽을 떠올렸다. 다음은 김씨와의 일문일답.

―납치당한 경위는….

“지난해 12월28일 사업차 상하이를 방문했다 동행한 조선족통역사 윤모씨 등 일당 6명에게 납치돼 시 인근 가건물에 감금당했다.”

―범인들의 요구사항은….

“범인들로부터 수시로 폭언을 듣고 폭행을 당했으며 몸값으로 5만달러를 요구해 서울의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돈을 입금하도록 했다. 가족들은 12월 30일과 올 1월 4일 두차례에 걸쳐 범인들이 알려준 계좌로 2600여만원을 입금했다.”

―탈출하게 된 경위는….

“송금을 확인한 범인들은 차량을 이용, 상하이에서 500km가량 떨어진 칭다오(靑島) 인근 웨이팡시의 한 민가로 끌고 간 뒤 ‘나머지 돈을 송금하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그 뒤 2월 3일 범인들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창살을 뜯고 탈출했다.”

―현지 공관에서 신고를 묵살했다는데….

“탈출 직후 추위 속에서 닷새를 걸어 칭다오영사관에 간신히 도착, 도움을 요청했으나 납치장소가 상하이라는 이유로 상하이영사관을 찾아가라는 냉담한 반응뿐이었다.

또 납치 다음날인 29일 아내가 관할 경찰서에 신고했으나 경찰은 ‘외교부에 알아보라’는 답변만 했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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