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선거역사를 보면 러닝메이트 선정은 대통령 후보와 비슷한 강점을 지닌 인물을 골라 두 사람의 강점을 최대한 증폭시키는 방식 또는 대통령 후보와 정반대의 캐릭터를 가진 인물을 골라 약점을 보완하는 방식 중 하나였다. 1992년 민주당의 ‘빌 클린턴-앨 고어’ 카드는 전자의 대표적인 케이스. 언론에서는 두 사람의 결합을 ‘쌍둥이’로 비유했다. 활력 넘치고 신선한 이미지가 쌍둥이처럼 잘 결합됐다는 뜻이다.
고어의 경우 이번에는 ‘클린턴 스캔들’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게 급선무여서 무엇보다 도덕적 이미지를 중시할 것으로 보인다. 도덕적이면서 고어와 이미지가 비슷한 인물로는 에반 베이 인디애나주 상원의원(45)이 꼽힌다. 젊고 잘 생긴 온건주의자로 1989년 34세의 젊은 나이에 주지사로 당선돼 ‘30대 돌풍’을 일으켰다. 8년의 주지사 경력을 마친 뒤 상원의원이 됐다.
반면 히스패닉을 대표하는 정치인인 빌 리처드슨 에너지장관(53)은 풍부한 외교경험과 특유의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어 이 점에서 취약한 고어의 단점을 보완할 인물로 꼽힌다. 이 범주의 인물로는 젤 밀러 조지아주지사도 자주 거론된다.
반면 공화당 부시주지사의 러닝메이트로는 그와 다른 성향의 인물이 주로 거론된다. 그중에서도 엘리자베스 돌 여사가 대표적 인물. 돌은 여성표도 끌어모을 수 있고 노동장관 등의 행정경험에다 정치력까지 겸비하고 있어 최고의 부통령 후보로 꼽힌다.
부시의 ‘애숭이’ 냄새를 보완해 줄 노련한 인물로는 프레드 톰슨 테네시주 상원의원과 톰 리지 펜실베이니아주지사가 오르내린다.
이밖에 예선에서 부시를 괴롭힌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조지 파타키 뉴욕주지사, 존 앵글러 미시간주지사도 후보로 거론된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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