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존경받던 최고 경영자가 중요한 판단착오나 경제적 변화를 감지하지 못해 불명예 퇴진하는 경우는 한둘이 아니다. 미 시장조사기관 드레이크 빔 모린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포천지 선정 100대 기업들의 CEO 평균 재임기간은 4년에 불과하고 점차 더 짧아지고 있다.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불명예퇴진 말고 장수하다가 명예롭게 물러날 길은 무엇일까.이와 관련해
최근 영국의 경제전문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는 최고경영자가 명예 퇴진하려면 명심해야 할 3가지 계명을 소개했다.
첫째, 외부 사람들에게 회사를 비판해달라고 요청하라. 경영자들은 자기 회사에 대한 비판을 잘 듣겠다고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배러드, 파이퍼, 이베스터 모두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비판을 무시했다가 정말 중요한 때에 그릇된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둘째, 능력을 가장 인정받고 있다고 여길 때 그만 두라. 누구에게나 좋을 때와 나쁠 때가 있다. 유능한 경영자로 기억에 오래 남으려면 남들이 우러러볼 때 그만둬야 한다는 것.
셋째, 회사 경영 외에 다른 것으로 이름을 날리기 위해 노력하라. 뛰어난 경영자는 더 뛰어난 경영자가 나타나면 잊혀지고 만다. 그러나 ‘열기구 모험가’로 유명한 영국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과 미 라코다 트레이딩 옵션회사의 스티븐 포셋 회장, ‘요트광’으로 잘 알려진 미 오라클사의 CEO 래리 앨리슨 등은 퇴임 후에도 기억 속에 오래 남는다는 것이다.
<김태윤기자> terren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