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발달로 인류 2030년께 멸망" 선마이크로창업자 경고

  • 입력 2000년 3월 13일 19시 25분


인터넷 기술이 현재 속도로 급속하게 진보하면 현대인의 손자 세대에는 ‘인류의 종말’과 같은 비극적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신기술 비평론이 제기됐다.

신기술 시대의 개막을 주도한 굴지의 소프트웨어 업체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공동창업자 빌 조이가 이같은 비관론을 제기, 더욱 충격적이라고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가 12일 보도했다.

조이는 14일 인터넷 잡지 ‘와이어드’에 게재될 24쪽짜리 기고문에서 “유나버머(시어도어 카친스키)의 지적대로 ‘기술발전은 인류에게 위협적인 상황을 가져온다’는 생각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소프트웨어를 개선할수록 세상이 더 안전하고 좋은 곳이 될 것으로 생각해왔지만 언젠가는 그 반대 상황이 올 수도 있고 그럴 경우 이 일을 중단해야 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2030년이면 컴퓨터 성능이 현재보다 100만배 이상 강해져 로봇이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어 스스로 복제 능력까지 갖출 것으로 보고 있다. 원자 단위까지 쪼갤 수 있는 나노 기술은 초정밀 스마트 무기를 싼 비용으로 양산케 할 것이며 또 유전자 기술발전은 복제하기 쉬운 새 생명을 무책임하게 생성해 낼 것이라는 가능성에 수긍이 간다고 조이는 지적했다.

조이는 “만약 이러한 것들이 무차별로 세상에 나온다면 이것은 도저히 주워담을 수도 없고 원자폭탄보다 더 인간에게 무서운 위협이 될 것”이라며 “우리가 아무런 대비책도 안 세운다면 미친 사람 한 명이 엄청난 일을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는 “조이의 지적은 1939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에게 원자폭탄의 위험성을 경고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서한을 연상케 한다”고 전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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