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슈퍼 화요일’ 다음으로 많은 대의원들을 선출한다고 해서 ‘미니 슈퍼 화요일’로 불리는 14일에도 텍사스 플로리다 등 남부 6개주에서 예비선거가 일제히 실시됐다.
그러나 이날 예비선거의 정치적 의미는 전혀 없다. 대선판도는 7일 16개주가 예선을 치른 ‘슈퍼 화요일’에서 결판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의미가 없는 투표를 한 ‘미니 슈퍼 화요일’을 ‘스튜퍼(Stup-or·망연자실) 화요일’ 또는 ‘스튜피드(Stupid·바보) 화요일’이라고 부르는 냉소적 조어가 등장했다.
‘슈퍼 화요일’이라는 말을 만들어낸 사람들은 바로 14일 예선을 치른 남부 주들.
남부의 정치적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똘똘 뭉쳐 동시에 예비선거를 실시함으로써 전국적인 관심을 끌어들였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와 뉴욕주가 가장 대의원수가 많으면서도 정치적 비중이 낮아진 것을 참지 못하고 예비선거를 남부 주보다 일주일 앞서 실시하는 바람에 남부주들은 정치적 영향력과 함께 ‘슈퍼 화요일’이라는 말조차 빼앗겼다.
그래서 2004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남부 주들이 캘리포니아와 뉴욕주보다 예선을 먼저 실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각 주들이 선거일을 경쟁적으로 앞당기면 조직과 돈을 미리 확보한 후보자가 유리해지는 부작용이 우려된다.
이에 따라 전국을 동부 남부 중서부 서부로 나눠 3월부터 6월까지 권역별로 한 달씩 간격을 두되 순번대로 돌아가며 실시해야 한다는 등의 개선 방안이 나오고 있지만 예비선거일을 정하는 것이 주의 독자 권한이어서 조정이 쉽지 않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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