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기민당 女당수 나올까… 黨지도부, 메르켈 후보로 밀듯

  • 입력 2000년 3월 20일 19시 32분


비자금 스캔들 때문에 위기에 처해 있는 독일 기민당(CDU) 지도부가 20일 안겔라 메르켈 사무총장(45·여)을 새 당수 후보로 밀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민당 지도부는 메르켈이 최근 비자금 스캔들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마련한 지방 순회 강연에서 큰 호응을 받았고 자매정당인 기사당(CSU)의 지지를 받게 됐음을 고려해 그를 새 당수 후보로 밀기로 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그동안 기사당은 메르켈이 보수색깔인 기민당을 사회주의 정당으로 만들 수 있다며 그의 당수 지명을 반대해왔다.

메르켈이 4월 10∼11일 에센에서 열리는 기민당 전당대회에서 당수로 선출되면 독일 기민당의 첫 여성 당수가 되는 셈이다.

메르켈은 동독 출신으로 동서독이 통일된 90년 기민당에 입당했고 헬무트 콜 전총리의 정치적 후원으로 같은 해 여성 및 청년장관, 94년 환경장관을 지냈다.

그러나 메르켈은 지난해 기민당 비자금 스캔들이 터지자 당내 인사로는 가장 앞서서 콜을 비판했다. 메르켈은 22일 라인-베스트팔렌 지방 당원대회에서 지지를 받으면 차기 당수직에 더 접근하게 된다. 이곳은 기민당 전체 대의원 1001명 가운데 308명이 있다. 볼프강 쇼이블레 현 기민당 당수는 4월 전당대회에서 사임한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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