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밀턴 특사의 타이베이(臺北) 도착은 리처드 홀브룩 미유엔주재대사가 특사자격으로 이틀간 베이징(北京)을 방문, 중국지도자들과 양안문제에 관한 회담을 마치고 중국이 대만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인 데 고무됐다고 밝힌지 수시간만에 이뤄진 것이다.
미국은 지난 18일의 대만 총통선거에서 야당지도자 천수이볜(49)이 극적으로 승리한 직후 베이징과 타이베이 양측에 특사를 파견할 준비를 했었다.
중국당국은 천수이볜의 민진당이 대만독립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그를 신뢰하지 않고 있으며 대만은 중국의 신성한 일부이라는 명분 하에 대만이 독립을 추구할 경우 무력에 호소할 것이라고 위협해왔다.
중국문제 전문가로 인디애나 출신의 전직 의원인 해밀턴 특사는 공항에서 "대만민주주의의 저력과 역동성"을 찬양하면서 "천 총통당선자를 축하하고 그가 추진중인 정책에 관해 더 많이 알아보려 한다"고 방문목적을 밝혔다.
워싱턴당국은 미국 공식특사의 대만방문에 대한 베이징당국의 격렬한 항의 가능성을 의식해 해밀턴 특사에게 공식 직함을 부여하지 않고 일반 시민 자격으로 대만을 방문케 했다.
한편 워싱턴당국이 대통령의 공식특사로 베이징에 파견한 홀브룩대사는 장쩌민(江澤民)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지도자들과의 이틀간 회담을 통해 중국측이 "두고 보겠다는 입장"를 보인 데 고무됐다고 밝혔다.
홀브룩특사는 베이징 방문을 마치고" 대만문제에 관해 건설적인 분위기가 있음을 느꼈다"고 말하고 "상당히 고무적인 것은 만나본 중국지도자들이 대만의 새로운 상황에 대해 매우 신중하고 주의깊은 반응을 보인 것"이라고 밝혔다.
홀브룩대사는 중국 지도자들과의 회담에서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베이징당국의 입장을 미국이 한결같이 지지하고 있다고 되풀이 하면서 대만 새 정부와 협상할 것을 촉구했다.
중국관영 신화통신사는 탕자쉔(唐家璇) 중국 외교부장이 홀브룩특사에게 "미국이 대만문제의 민감성과 복잡성을 인식하여 중국 내정에 간섭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타이베이= 연합뉴스] bskim@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