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전역을 앞둔 케네디 합참차장은 1996년10월 사무실로 찾아온 동료 장성이 몸을 더듬는 등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했다고 최근 국방부 감찰관실에 고발, 이에 관한 진상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미국의 일간지 워싱턴 타임스가 30일 보도했다. 성희롱을 한 장성의 이름과 계급, 직책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동안 여군이 남성 상관한테 성희롱을 당했다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장성급에서 성희롱 주장이 제기된 것은 처음이다.
독신인 케네디중장은 1997년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31년의 군 복무 기간 중 성희롱을 경험한 적이 있다”며 “어떤 때는 아주 단호하게 ‘노’라고 말해야 했던 적도 있다”고 그녀가 겪은 고충을 털어놓은 바 있다. 케네디 차장은 1997년 여성으로선 최초로 중장으로 진급했다.
현재 미 육군에는 그녀 말고도 2명의 여성 중장이 있다.
그녀는 빌 클린턴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여사가 가장 총애하는 장성으로 알려져 있다. 1998년엔 한 단체가 선정한 ‘대통령 후보 가능성이 있는 여성 20인’으로 꼽힌 바 있으며 한때 국방정보국(DIA) 국장이나 중앙정보국(CIA) 차장 물망에도 올랐었다.
한편 미 육군은 조사가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선 논평하지 않는 관례를 들어 이 사건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 케네디 차장도 육군 대변인을 통해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