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경찰 '시애틀 악몽' 비상…16일 NGO 대규모 시위

  • 입력 2000년 4월 3일 19시 22분


16, 17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orld Bank)의 합동 총회를 앞두고 민간단체 회원들이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어 경찰에 비상이 걸렸다.

민간단체 회원들은 최근 워싱턴에 속속 집결, 대회장 주변을 답사하며 치밀하게 시위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미국의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가 2일 보도했다.

이들은 IMF 등이 경제위기에 처한 국가에 돈을 빌려주며 지나치게 가혹한 조건을 달 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 투자국에 유리하도록 기구를 운영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민간단체 회원들은 지난해 11월 30일부터 나흘간 미 시애틀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때 격렬한 가두시위를 벌여 회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경찰은 100만달러(약 11억원) 어치의 시위진압장비를 사들이고 매일 강도 높은 진압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또 지난해 시애틀 시위 모습을 비디오로 분석하며 만반의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

민간단체 지도자들은 비폭력을 내걸고 있으나 180여개국 대표가 총회장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어서 경찰과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포스트는 “워싱턴은 세기의 장관을 지켜보는 링 사이드 관람석이 될지 모른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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