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유당의 연립정권 탈퇴문제로 연일 고민을 해야 했고 홋카이도(北海道) 우스산의 분화, 잇따른 경찰내부 불상사, G8 정상회담 준비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 최근에는 감기기운이 자주 나타나는가 하면 야당 당수와의 회동에서 현재의 자신에 대해 ‘운이 나쁘다’는 말을 하는 등 건강이 나빠지는 조짐을 보였다.
오부치총리는 1987년 가을에도 쓰러진 적이 있다. 당시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총리의 뒤를 이어 다케시타 노보루(竹下登)를 자민당총재로 앉히기 위해 분주하게 뛰어다니다가 쓰러진 것. 그 후 약을 항상 지니고 다녔으며 총리취임 직후에도 두차례나 병원에 입원해 검사를 받았다.
오부치총리는 와세다대학 대학원 재학중인 26세 때 중의원선거에 출마, 당선한 후 1987년 관방장관, 1997년 외무대신을 지냈다.
1998년 7월 총리로 선출됐을 때 ‘식은 피자’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3일밖에 못갈 것이라는 악평을 받았으나 성실한 자세로 총리직을 수행하며 인기를 끌어올렸다. 취임 당시 지지율은 25%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50%를 넘기도 했다.
오부치총리는 각계 각층 인사들에게 수시로 깜짝전화를 걸어 축하인사를 하거나 민심을 파악해 ‘부치폰’이라는 별명도 얻었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힘을 합쳐 한일관계 개선에 주력하는 등 지한파, 친한파 인사로 꼽힌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