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목사의 딸’이라는 당시의 사회적인 편견과 박해 속에서도 라이프치히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뒤 78년 동베를린의 한 물리학 연구소에서 과학자로서 사회에 발을 내딛었다.
그는 89년 동독이 붕괴하면서 민주화를 주도한 동독 시민단체 ‘민주주의 새출발’의 대변인으로 나서면서 이름을 떨치기 시작했다. 동독 최초의 자유총선거에서 탄생한 메지에르 동독 과도정부에서도 대변인을 맡아 활약했다.
90년 고향인 메크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메르켈은 ‘정신적인 아버지’ 헬무트 콜 전총리에 의해 잇따라 여성 및 청소년 장관과 환경장관으로 발탁됐다.
97년 환경장관 재임 때는 핵폐기물 방사능 누출사건을 은폐하려 한 사건 때문에 당시 야당이었던 사민당과 녹색당으로부터 집중 사퇴압력을 받았으나 콜이 전폭 지지해 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98년 기민당의 총선 패배와 콜 전총리의 비자금 파문 등으로 볼프강 쇼이블레 전총리에 의해 사무총장으로 발탁됐다. 그는 90년 정계진출 후 불과 10년 만에 53년의 역사를 지닌 기민당 최초의 여성 총재가 됐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