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美와 核반입 밀약 맺었다"…후와 공산당委長 공개

  • 입력 2000년 4월 14일 19시 08분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핵을 보유하지도, 만들지도, 들여오지도 않는다’는 비핵(非核) 3원칙을 천명하고 있으나 이중 ‘핵을 들여오지도 않는다’는 원칙은 허구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후와 데쓰조(不破哲三) 일본 공산당위원장은 1960년 미-일 안보조약 개정 당시 양국간 밀약을 담은 미국측 공문서를 13일 공개하면서 양국은 핵반입과 관련한 밀약을 맺었다고 주장했다.

이 문서에 따르면 “핵을 탑재한 미국 항공기나 군함이 일본의 비행장이나 영해, 항구에 들어오거나 통과하는 것은 사전협의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돼 있다.

이런 밀약이 있었다는 사실은 1981년 에드윈 O 라이샤워 전 일본주재 미국대사의 증언으로 알려지긴 했으나 이를 뒷받침하는 문서가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당시 라이샤워 대사의 증언에 대해 “절대 그런 일이 없었다”고 부정했던 일본 외무성은 이번에도 후와 위원장의 주장을 무시했다.

외무성은 “1992년 당시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일본에 핵을 들여가지 않겠다고 천명했으므로 과거에 어떠했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문서의 신빙성에 의문을 나타냈다.그러나 군항을 갖고 있는 자치단체에서는 정부의 발표를 믿지 않고 있다. 일부 지사들은 “미 군함이 들어올 때 핵을 싣지 않았다는 증명서를 요구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중앙정부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공산당은 이 문서를 정부측에 전달하고 자민당과의 당수 토론에서 따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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