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러, START-III등 추가군축협상 내주 시작

  • 입력 2000년 4월 15일 11시 58분


러시아 국가두마(하원)가 7년이나 끌어온 2단계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II)을 14일 전격 비준한데 이어 미국과 러시아는 다음주부터 3단계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3) 등 추가 군축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 의회의 START-II 비준을 환영하고 이를 계기로 3단계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III)과 탄도탄 요격미사일협정(ABM)에 대한 논의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당선자도 START-II 비준은 START-III의 범주에서 추가 무기 감축을 위한 공식협상의 길을 연 것이라면서 미국에 무기 추가 감축을 제의했다.

이에따라 미국 고위 협상 대표들은 다음주 러시아 대표들과 만나 새로운 단계의 전략 무기감축 협상에 돌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미국 관리들이 밝혔다.

양국 협상 대표들은 START-III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여름부터 5차례나 접촉했으며 START-II가 러시아 하원에서 비준됨에 따라 협상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관계자들이 말했다.

이에앞서 러시아 국가두마는 START-Ⅱ 비준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88대, 반대131표로 비준했으며 1972년 체결된 ABM 협정 관련 법안도 찬성 413대, 반대 8의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켰다.

START-II는 상원인 연방회의의 비준을 남겨놓고 있으나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START-II는 미국과 러시아가 보유하고 있는 핵탄두를 오는 2007년까지 3천∼3천500기로 감축하는 내용이며, START-II는 추가 감축을 통해 1천500∼2천500기까지 줄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미국 의회는 지난 96년 START-II를 비준했으나 러시아 국가두마에서는 공산계와 강경파 의원들의 반대로 비준이 지연돼왔다.

따라서 국가두마가 이날 신속히 START-II를 비준한 것은 푸틴 당선자의 첫 외교적 성과로 평가되며 그의 강력한 권위와 의회에 대한 영향력을 입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푸틴 당선자는 START-II 비준안이 통과된뒤 성명을 통해 양국이 지난 97년 헬싱키에서 합의한 것보다 500∼1천기를 더 감축, 핵무기 보유수를 각각 1천500기까지 줄이자고 제안했다.

그는 미국이 ABM협정 내용을 준수하지 않고, 특히 미사일 방어체제 개발을 강행할 경우 러시아도 모든 무기 감축협정을 파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분석가들은 그러나 START-II 비준으로 체첸 사태 등 국제 현안들을 둘러싸고 대립해온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크게 증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를 방문중인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러시아 국민들에게 축하를 보낸다"며 환영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또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다음달 워싱턴을 방문하면 "무기 감축협상을 가속화할 방안들을 심층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캐나다, 일본 등 주요 서방국들은 러시아 하원의 START-II 비준을 "오랫동안 기다려온 긍정적 조치"라며 환영입장을 밝혔다.

[모스크바·제네바AP·AFP연합뉴스]baraka@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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