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산업으로서의 골프는 어떨까. 미 경제전문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13일 선입견과는 달리 골프산업은 전혀 호황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오히려 베이비 붐세대가 필드로 나오던 80년대가 실질적인 골프 붐이었다”고 전했다. 지난 해 2600만명이 5억3000만 라운드의 골프를 쳤지만 이것은 88년 수준에 불과하다.
이유는 매년 300만명이 새로 클럽을 잡지만 동시에 매년 300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골프를 중도에 포기하고 있기 때문.
물론 골프 산업의 매출은 소폭이지만 늘고 있다. 지난 해 미 골프산업 규모는 300억 달러(약33조원). 하지만 그 내용이 좋지 않다. 한 해 25차례 이상 필드에 나가는 540만명의 골프광들 덕분에 그나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 이들은 새로 나오는 값비싼 클럽을 선호하고 날로 올라가는 골프장 입장료를 물고 있다.
이들이 한해 골프에 지출하는 비용은 한 사람당 1710 달러. 일년에 8번이하 필드에 나가는 일반 골프인구는 일인당 평균 지출비용은 183달러로 상위 540만명이 전체 골프 지출의 61%를 차지한다. 드라이버 한개당 500달러 안팎의 비싼 골프채의 원가가 사실은 60달러밖에 안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골프채 회사들이 고가 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하지만 골프의 절대인구가 늘지 않는 한 골프 산업에 진정한 봄이 찾아올 수 없다는 게 미 전국골프재단의 분석이다. 지난해 이 재단이 연구한 바에 따르면 골프를 중단했다가 다시 하겠다는 사람과 새로 배우길 원하는 사람 등 4100만명의 잠재적인 골프수요가 있다는 것.
아메리칸 골프사의 데이비드 필스베리 사장은 “필드에 처음 나오는 사람에게도 당연히 골프장 구조나 골프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으로 간주하는 태도 때문에 골프인구 저변확대가 잘 안된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또한 여성 유색인종 어린이 등도 편안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지 않으면 골프산업은 여전히 정체될 수밖에 없다고 보도했다.
<홍은택기자>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