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 ‘셰익스피어 인 러브’에서 여왕 엘리자베스1세 역을 맡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았던 덴치는 촬영 세트로 세워졌던 극장이 해체된다는 소식을 듣고 영화사 등에 호소해 다른 곳으로 옮기게 됐다는 것.
이 모조 극장은 영국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활동하던 당시인 16세기 런던 남부 사우스워크의 ‘로즈 시어터’를 그대로 복원한 것. 영화 제작이 끝난 후 바로 해체될 예정이었으나 덴치가 영국 연극계와 정부에 그대로 보존하자고 호소해 런던 북부에 고스란히 옮겨 짓기로 한 것이다. 영화에 전념하기 전 연극무대에 선 적이 있는 덴치는 “세트장으로 지어진 모조 극장을 처음 봤을 때 단순한 영화 세트가 아니라 정말 셰익스피어의 흔적이 남아있는 극장 같았다”며 “이런 극장을 단지 몇 주만 사용한 뒤 허물어 버리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 같았다”고 강조했다.
복원될 ‘로즈 시어터’는 3개의 무대에 관객 8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2002년 6월에 개관된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