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하라 "재일한국인에 상처줘 유감"

  • 입력 2000년 4월 20일 21시 19분


‘3국인’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일본 도쿄(東京)도지사가 19일 사실상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이시하라 지사는 이날 도의회의 민주당 간부에게 전달한 문서에서 “재일 한국인을 비롯해서 일반 외국인 여러분의 마음에 상처를 준 것은 본의가 아니며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시하라 지사는 지금까지 “외국인 여러분의 마음에 상처를 주었다면 유감”이라는 식으로 가정법을 사용하며 확실하게 사과하지 않았으나 이번에는 “상처를 주었다”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잘못을 인정했다. 그는 또 “3국인이란 말은 외국인이란 뜻으로 썼다”고 주장해 왔으나 이번에는 “내가 의도했던 의미와는 달리 차별적으로 사용돼 왔다”고 인정했다.민주당측은 “문맥상으로 과거 발언을 철회하고 사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 신문 매체는 이시하라 지사가 이처럼 사과한 것은 임시 의회에서 이 문제가 재론되는 것을 피하고 미국 방문 예정인 5월 초순에 의회가 열리는 것을 막기 위한 일종의 타협책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재일 민단 구문호(具文浩) 부단장 등 간부들은 20일 도쿄도청을 방문, 후쿠나가 마사미치(福永正道) 부지사를 만나 민족 차별적인 발언에 대해 지사가 문서로 직접 사죄할 것을 요구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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