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이볜(陳水扁) 대만총통 당선자는 21일 대중국 정책을 전담하는 대륙위원회 주임에 차이잉원(蔡英文) 국가안전회의 자문위원을 임명하는 등 주요 각료 명단을 발표했다.
외교부장에 리덩후이총통의 핵심 참모로 지난해 ‘양국론’을 입안했던 취안훙마오(全弘茂) 국책연구원장이 선임되는 등 리총통 측근과 국민당 계열 인사가 상당수 등용됐다.
특히 차이 주임 임명자와 취안 부장 임명자는 중국이 예전부터 ‘눈엣가시’로 꼽던 인물인지라 앞으로 대만과 중국 관계가 더욱 꼬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이날 천당선자는 ‘양국론’과 사실상 맥을 같이하는 ‘국가연합제’(邦聯制)를 주장, 중국의 반발을 사고 있다.
홍콩의 태양보에 따르면 천당선자는 이날 대만총통부 자문위원인 쑨윈쉬안(孫運璿)을 만난 자리에서 “대륙은 대만을 무력으로 위협하고 있다”면서 “국가연합제는 양안 긴장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롭고 전향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연합제는 중앙 정부가 외교와 군사를 통괄하는 연방제와 달리 한 국가 아래 각 지역이 독자적인 법률과 외교 군사권을 행사하는 체제로 고대 그리스에서 일시 실시됐던 제도. 중국의 ‘하나의 중국’론과 거리가 멀다.
한편 이달 초 ‘독립국가’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뤼슈롄(呂秀蓮) 부총통 당선자도 21일 “대만인은 중국인이 아니다”고 발언, 중국의 신경을 건드렸다. 뤼당선자는 이날 캐나다와 미국 국회 방문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대륙이 하나의 중국은 중화인민공화국을 뜻한다고 고집한다면 우리는 ‘중국인’이 아니다”고 중국 태도를 비난했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 ljh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