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파킨슨병 악화 육신의 포로로"…파리 대주교 공개

  • 입력 2000년 4월 24일 19시 40분


로마 가톨릭교회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파킨슨병 때문에 갈수록 몸이 굳어가는 ‘육신의 포로’가 돼가고 있지만 정신은 온전하다고 파리의 장 마리 뤼스티제 대주교가 공개했다.

뤼스티제 대주교는 23일자 프랑스 일요신문 르 주르날 뒤 디망쉬와의 회견에서 “교황은 마비증세가 점점 악화돼 고통받고 있지만 하느님이 허락하는 날까지 임무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바티칸 측이 일절 입을 다물고 있는 교황의 건강상태에 대해 교황청 소속고위 성직자로서는 매우 솔직하게 공개한 것이다.

그는 또 “한때 운동선수였던 교황이 이제는 병 때문에 ‘육신의 포로’ 신세가 돼가고 있으나 내달 만 여든살이 되는 노인답지 않게 비상한 지적 능력, 기억력과 정신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교황은 최근 몇 년 사이 눈에 띄게 쇠약해졌으며 파킨슨병 외에도 여러 가지 질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독일 주교회의 의장인 칼 레흐만 주교는 “교황이 건강 때문에 임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경우 퇴임할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으나 뤼스티제 대주교는 퇴임 가능성에 대해 일축했다.그는 “교황은 충실하고 용감하게 하느님의 훌륭한 종으로서 임무를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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