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의 톰 딜레이 하원 원내총무는 전날 정부를 비판한 데 이어 “미 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법원 영장도 없이 민가를 급습해 어린 소년을 친척들로부터 빼앗은 것은 위헌”이라면서 “법무부의 조치에 관한 청문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 정부는 공권력 동원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엘리안의 6촌 누나인 마리스레이시스 곤살레스(21)는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가 22일 공개한 엘리안과 아버지가 만난 사진에는 엘리안의 머리카락이 실제보다 길게 나와 있다”면서 “이 사진은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엘리안의 아버지를 대변하는 그레고리 크레이그 변호사는 함께 찍은 다른 사진이 담긴 필름 원본을 AP통신에 전달해 진위여부 확인을 거쳐 공개하면서 “사진 조작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엘리안이 앤드루 공군기지에서 아버지와 새엄마, 이복동생과 평온한 시간을 보냈다”고 전하고 “엘리안의 아버지는 아들의 쿠바송환에 반대하는 마이애미 친척들을 당분간 만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뉴욕타임스지는 이날 사설에서 “엘리안을 빼내기 위해 중무장한 연방요원을 투입시킨 것은 경솔한 일이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지는 “정부는 올바른 일을 했고 법을 어긴 것은 엘리안의 친척들”이라고 썼다.
CNN과 갤럽의 여론조사에서는 부자상봉을 지지하는 의견이 더 많았지만 정부가 과도한 물리력을 사용했는지에 대해선 찬반이 팽팽하게 엇갈렸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