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보유 5개國 "핵무기 완전제거"…구체적 일정은 제시안해

  • 입력 2000년 5월 2일 19시 51분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등 5개 핵보유국은 1일 핵무기 완전 제거를 다짐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비핵보유국과 핵무기 반대 단체들은 이 성명은 ‘상투적 수사’에 불과하다며 일제히 비난했다.

5개 핵보유국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리고 있는 핵확산금지조약(NPT) 6차 이행점검회의에서 공동성명을 통해 “궁극적으로 핵무기를 완전 제거하는 목표에 대한 분명한 책임을 약속한다”고 발표했다. 성명은 그러나 구체적인 핵무기 제거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핵반대단체 등은 “5개국이 핵무기를 언제까지 제거하겠다는 구체적 시한이나 새로운 발상을 내놓지 못하고 자신들이 과거 NPT에 서명했을 때 언급한 약속들을 되풀이하는데 그쳤다”고 평가 절하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군축 운동가 윌리엄 페덴은 “핵보유국들은 군축에 관한 의미있는 조치를 취하는데 실패했으며 이들은 이같은 변명할 수 없는 일을 변명하려 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월간 군축 전문지 ‘군축 외교’의 레베카 존슨 편집장은 “5개국은 가까운 장래에 핵무기를 제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분명한 책임’이라는 현학적인 용어를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NPT의 이행을 감시하는 ‘뉴어젠더 연합’의 아일랜드 대표인 다라치 맥피온베어는 “성명은 미래의 시한을 명시하지 않은 약속”이라고 일축했다.

<유엔본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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