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게릴라 단체인 아부 사이야프는 3월20일 이후 남부 바실람섬에 억류해 온 필리핀 인질 27명중 수명을 3일 사살했다. 필리핀 군부의 고위관리는 “정부군이 인질 구출을 위한 군사작전 과정에서 인질들이 도망치려하자 반군들이 이들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아부 사이야프는 지난달 23일에는 말레이시아의 세계적 휴양지 시파단섬에서 독일 프랑스 핀란드 등의 외국인 12명을 포함한 관광객 21명을 납치해 필리핀 남부 졸로섬으로 끌고 왔다. 이들 가운데 외국인 2명이 3일 새벽 정부군과 반군간의 교전과정에서 숨졌다.
아부 사이야프 관계자는 3일 현지 라디오방송과의 회견에서 “인질 1명은 정부군의 총에 맞아 사망했으며 다른 1명은 심장마비로 숨졌다”며 “정부군이 공격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외국인 인질들을 모두 처형하겠다”고 위협했다.
프랑스 독일 핀란드 등은 인질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어떤 군사행동도 자제해 줄 것을 필리핀 당국에 요청했다.
아부 사이야프는 인질 석방의 대가로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빌딩 폭파사건으로 미 교도소에 수감중인 이슬람 동료 3명의 석방과 240만달러의 몸값, 자신들이 장악하고 있는 지역의 독립 등을 요구하고 있다.
다른 반군단체인 모로 이슬람해방전선(MILF)도 3일 남부 민다나오의 코타바토에서 필리핀 민간인 70명을 인질로 잡고 정부군과 대치하고 있다.
<백경학기자> stern10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