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버그는 4일 오전 홍콩에서 처음 출현한 이후 불과 24시간 만에 유럽 미국 아시아 등 세계 20여개국의 컴퓨터시스템을 마비시켰다.
전문가들은 ‘ILOVEYOU’ 혹은 변종으로 밝혀진 ‘VERY FUNNY’란 제목의 E메일이 도착하면 열어보지 말고 바로 삭제하도록 충고했다.
최초 E메일 발신지인 필리핀의 한 인터넷서비스회사 관계자는 미 연방수사국(FBI)과 범인 수사를 벌이고 있는데 ‘스파이더’(spyder@super.net.ph)라는 E메일 주소를 가진 22세 청년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외국 피해▼
미국의 의회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 FBI 등 정부기관과 금융 언론기관의 컴퓨터시스템이 러브버그에 감염돼 한때 마비됐고 AT&T 포드 등 대부분의 기업도 피해를 보았다고 CNN방송이 5일 보도했다.
영국과 덴마크 등 유럽 각국의 정부기관과 기업 컴퓨터시스템의 30% 가량도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지금까지 미국에서만 97만대의 컴퓨터가 피해를 본 것을 비롯해 유럽 16만7000대, 남미 2만2000대, 아시아 1만2000대 등 세계적으로 127만대의 컴퓨터가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피해액은 5일 현재 미국 캐나다 등 북미에서만 20억달러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50억달러(약 5조6000억원)가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외신은 ‘VERY FUNNY’란 제목의 E메일도 등장했는데 이는 변종 컴퓨터바이러스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내 피해▼
국내에서도 4일 오후 6시경부터 러브버그 감염사례가 보고되기 시작, 큰 피해가 우려된다.
컴퓨터바이러스백신개발회사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안연구소·www.ahnlab.com)와 하우리(www.hauri.co.kr)에는 4일 오후 피해신고 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했다. 백신업체들은 곧바로 러브버그 퇴치용 백신을 긴급 개발해 웹사이트를 통해 배포하고 있다. 안연구소와 하우리에 접수된 피해신고는 5일 오후 100건을 넘어섰다.
안연구소 황미경씨는 “5일 어린이날이 공휴일이라 아직까지 큰 피해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업무가 재개되는 6일과 월요일인 8일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백경학·성동기기자> stern10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