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사는 9일 올해 1·4분기(1∼3월)에 10억3000만달러(약1조133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고 주당 순이익은 14센트에 이른다고 밝혔다.
톰슨 파이낸셜 등 투자전문회사들이 예상했던 주당 순이익(13센트)을 웃도는 실적이었다.
이 회사가 작년 같은 기간에 6억4900만달러(주당 9센트)의 순익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1년 사이 무려 58%나 급성장한 것.
시스코사의 이날 실적 공개가 특히 관심을 끈 것은 8일 미국의 경제 주간지 '배런스'가 "시스코사의 주가가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다"면서 거품론을 제기함으로써 나스닥지수가 147포인트나 떨어졌기 때문.
나스닥 지수는 9일에도 하락세였지만 시스코사는 견실한 실적 덕분에 주당 62달러대를 유지했다.
배런스지는 야후나 아마존닷컴 등 인터넷 업체들의 주가는 폭락하는데도 인터넷 장비업체들의 주가는 꺾이지 않고 있다면서 시스코사를 도마에 올려 거품론을 폈다.
특히 시스코사가 세계 최대 인터넷 장비업체인데다 최근에는 시가총액으로도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나스닥의 대표주가 되자 표적으로 삼은 것.
시스코사의 실적이 아주 좋게 나오자 월스트리트의 첨단 기술주 지지자들은 배런스지에 반격을 하기 시작했다.
증권칼럼니스트인 아담 라신스키는 "시스코사의 주가가 일정 부분 과대 평가돼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앞날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은 현재 성장률보다 몇배 높은 프리미엄을 주고라도 최고 기술주를 매입할 의향이 있다"고 반박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미국의 대형 증권사들은 "배런스지가 첨단기술산업의 성장 메커니즘을 알지도 못하면서 괜한 시비를 건 것"이라고 비판하면서도 "2류 인터넷 장비업체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기태·이철용기자> 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