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은 9일 인터넷 홈페이지(www.worldbank.org)에 발표한 성명을 통해 개발지상주의를 수정하는 새로운 방향의 대출 방침을 밝혔다.
앞으로 6개월간 회원국과 비정부기구(NGO)의 의견을 수렴해 12월에는 새로운 대출 방침에 관한 최종보고서를 내놓기로 했다.
세계은행의 새로운 대출 방침은 개발도상국이 개발자금 지원을 요청하거나 거시경제 정책을 입안할 때 반드시 환경에 미치는 개발의 영향을 검토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세계은행이 제시한 새 대출 방침의 3대 목표는 △대기오염과 수인성 질병 등을 방지하는 것 △무질서한 천연자원 개발을 막아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는 것 △홍수와 가뭄 등 자연재난 시에도 피해를 최소화하는 예방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세계은행의 아이언 존슨 환경담당 부총재는 이제까지는 빈곤퇴치 정책을 펼 때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는 정도의 수동적 태도만 취해왔음을 인정한 뒤 "앞으로는 환경오염과 피해에 대한 우려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세계은행은 그간 석유 가스 광산개발을 부추겨 개도국의 환경을 악화시키고 다국적 기업만 이롭게 한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55개국 200여개 비정부기구는 지난달 세계은행에 대해 기존 방식의 개발에 대한 지원 중단과 재생 가능한 에너지의 개발, 빈부격차 해소에 주력해 줄 것을 촉구했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하루 생계비가 2달러(약 2200원) 이하인 28억명의 빈곤층이 오염된 환경에 노출돼 있어 각종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