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유엔인권委 ＂영화 '거짓말'은 아동 포르노＂

영화 ‘거짓말’이 유엔 인권위원회에 의해 ‘아동 포르노’ 시비에 휘말렸다.

유엔 인권위의 아동 매매춘 담당 여성 특별보고관 오펠리아 산토스(필리핀)는 최근 정부에 보내온 서한에서 “영화 ‘거짓말’은 ‘아동을 이용한 포르노’이므로 즉각 상영을 중단하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산토스 보고관은 한국정부의 적절한 조치가 없을 경우 내년 유엔 인권위 연례 보고서에 ‘거짓말’을 ‘아동 포르노’로 공식 규정하고 이에 관한 상세한 전말을 기록으로 남기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교통상부는 대응책을 논의 중이나 일단 산토스보고관의 주장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이의를 제기할 방침이다.

외교통상부는 산토스 보고관이 ‘거짓말’의 여주인공 ‘Y’를 ‘아동’으로 보고 이 영화를 ‘아동 포르노’라고 하지만 ‘Y’로 분한 영화배우 김태연의 실제 나이가 23세로 성인인데다‘ 영화에서 ‘Y’의 나이도 18세여서 국제적으로 규정된 아동(18세 미만)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는 것.

그러나 산토스 보고관은 “김태연의 실제 나이나 영화 속의 나이는 중요하지 않으며, 문제는 영화 속에서 ‘Y’가 관객들에게 ‘아동’으로 보이고 있다는 점”이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토스 보고관은 또 “온라인상의 사이버 배우도 컴퓨터 사용자들에게 외모가 어떻게 비치느냐로 ‘아동’ 여부를 판단하는 나라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거짓말’의 포르노 여부에 대해서도 “검찰이 ‘거짓말’에 대한 기소 여부를 놓고 신중히 검토 중인만큼 아직 제3자가 판단할 상황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외교부는 산토스 보고관이 본 ‘거짓말’ 필름이 무삭제본이기 때문에 삭제본을 본 뒤 다시 얘기하자며 영화제작사인 ‘신씨네’를 통해 삭제본을 산토스 보고관에게 보냈다. 외교부는 삭제본에 대한 산토스 보고관의 반응이 나오는 대로 다음달 중 정부의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