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전 일본총리의 타계는 자민당에는 ‘도무라이갓센’의 호재다. 싸움판은 6월25일 총선거다. 이날은 오부치 전총리의 생일. 자민당내에는 “순직한 오부치 총리의 한을 총선 압승으로 풀어주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자민당은 경제회복을 위해 일하다 쓰러진 오부치 전총리의 뜻을 이룰 수 있도록 안정의석을 달라고 유권자에게 호소할 생각이다. 7월 오키나와(沖繩) 주요선진8개국(G8)정상회의의 성공을 위해 여당을 밀어달라는 주장도 펼 예정이다. 1980년 6월 중참 양원동시선거 운동기간 중 오히라 마사요시(大平正芳)총리가 과로로 쓰러져 급사한 뒤 자민당은 압승을 거두었다. 동정표가 한몫 한 것이다.
야당은 동정표가 자민당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기 위해 모리 요시로(森喜朗)내각이 적법하게 출범하지 않았다는 점과 경제정책 실패를 부각시킬 계획이다. 민주당은 창가학회(創價學會)를 모체로 한 공명당이 연립정권에 참여한 것이 정교분리(政敎分離)원칙에 어긋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최대파벌인 오부치파에 ‘오너’가 없다는 점은 자민당내 역학관계에도 직접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부치파는 당분간 집단지도체제로 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모리정권의 후견인이자 공명당과의 연립을 지지하고 있는 오부치파의 결속이 흔들리게 되면 정계는 상당한 혼란을 겪게 될 전망이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