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가들은 이스라엘측의 이같은 조치가 일단 교착상태에 빠진 중동평화협상의 파국을 막기 위한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동안 양측은 지난해 9월부터 줄곧 평화협상을 벌여왔으나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더구나 14,15일에는 평화협상 마감시한인 13일을 넘긴 데 대한 팔레스타인인들의 분노가 폭발해 점령지 곳곳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바라크총리 각료 설득▼
바라크 총리는 이날 긴급 내각회의에서 이스라엘의 안보와 예루살렘의 통합을 위해 이들 마을을 팔레스타인측에 양도해야 한다고 각료들을 설득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측의 이번 조치를 팔레스타인측이 수용할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이스라엘은 지난주 요르단강 서안 66% 지역에 일단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세운 다음 앞으로 2년동안 서안지구 14%를 추가 양도하는 방안을 제시했었다. 대신 동예루살렘의 지위문제는 추후 협상에서 논의하자고 제의했다.
이는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 당시 점령한 동예루살렘을 팔레스타인측에 양보하지 않을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동예루살렘을 팔레스타인의 수도로 삼겠다는 팔레스타인측의 희망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팔측 수용여부 불투명▼
이 때문에 이스라엘측이 일단 예루살렘 인근마을을 팔레스타인측에 제시함으로써 교착상태에 빠진 평화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자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양자간에 모종의 타협이 이뤄지지 않았나 하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양측이 공식회담과는 별도로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비밀회담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같은 분석은 바라크 총리가 임기내 중동평화협상에서의 외교적 성과를 추구하는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압력을 받아왔으며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도 고령인데다 평화협상과 관련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지 못해 부담을 느껴왔기 때문.
그러나 이스라엘의 이번 조치에 대해 이스라엘 내부는 물론 팔레스타인 일각에서도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평화협상 타결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먼 것으로 보인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