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문가들은 이번 금리인상이 단기적으로는 호재 또는 중립적인 재료로, 중장기적으로는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증시에 대한 영향〓단기적으로는 금리인상 폭이 시장의 예상에 부합해 금리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사라지는 효과가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장기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낙관론자들은 FRB가 8월까지 통화정책 기조를 중립으로 잡고 관망자세를 취할 것으로 관측한다. 이에 따라 미국증시는 양호한 기업실적에 힘입어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
반면 금리가 잇달아 과도하게 인상돼 세계경제가 악순환으로 들어갈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모건스탠리딘위터의 간판 애널리스트인 스티븐 로치는 “8월까지 금리가 잇달아 인상돼 미국 경제성장률이 2%포인트 떨어지고 세계경제성장률은 0.7%포인트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인상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는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FRB가 조급한 나머지 금리를 과도하게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그 근거.
이밖의 다수는 두고보자는 의견. FRB가 6월 28일과 8월 22일에 추가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으나 FRB도 미국 경제의 실상을 잘 모르기 때문에 그때그때 발표되는 경제지표를 봐야만 금리인상 여부나 인상폭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국내증시에 미치는 영향〓하루 이틀간은 ‘악재가 해소됐다’는 분위기 속에서 주가가 상승세를 탈 수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두고두고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대우증권 이종우 연구위원은 “국내증시는 미국 증시조정→달러화 약세→미국에서 자본유출→미국경제 신뢰도 약화 및 수입수요 감소→국내기업의 수출 감소→국내주가 하락 등에 따른 악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투자증권 임송학차장은 “미국 금리인상으로 유로자금이 미국증시에 유입돼 증시활황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으나 최근 자금동향으로 미뤄볼 때 유로자금은 미 증시보다는 채권시장에 투자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로선 미 증시가 7,8월까지 조정을 겪을 가능성이 크고 이 경우 국내기업의 대미수출은 하반기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은 이같은 수출 감소와 경기하강 압력을 경기과열을 식힐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며 “정책선택의 폭이 좁아지는 대신 자산매각 비용감축 등 기업구조조정에 대한 압력은 강화될 것”고 밝혔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