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98년 9월 제너럴 일렉트릭(GM)을 제치고 '왕좌'에 등극하기 전까지 71년 이후 패권을 잡은 기업은 GM을 포함해 IBM, AT&T, 엑슨 등 이른바 '굴뚝 산업' 업체들. 패권 기간도 길었다.
컴퓨터 소프트웨어업체로 75년 창립한 MS는 23년만에 세계 최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런 MS도 불과 2년을 채우지 못하고 인터넷 접속 장비 제조업체인 시스템 시스코스에 3월24일 1위 자리를 내주었다. 84년 설립된 이 회사는 인터넷 붐을 타고 'MS 왕국'을 무너뜨렸다. 2월8일 GE를 제치고 2위에 오른 지 한 달여만이었다.
그러나 최근 미 증시에 급속도로 확산된 '인터넷 주식 거품론' 등에 힘입어 전통적 제조업체가 권토중래했다. GE가 3위로 밀려난 지 두 달만인 4월5일 시스템 시스코스를 제치고 다시 1위 자리에 오른 것이 대표적인 예.
시스템 시스코스는 불과 12일만에 권좌에서 밀려났다. 17일에는 컴퓨터칩 제조업체 인텔사의 주식이 급등해 주식 시가 총액 4130억달러로 GE의 5310억달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시스템 시스코스와 MS의 순위는 더욱 뒤로 밀려났다.
앤디 그로브 인텔 회장은 "GE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고 실리콘밸리 뉴스 인터넷판이 18일 전했다.
전문가들은 등락이 심한 주식시장의 동향에 따라 시가총액 기준 상위 업체의 순위 변화가 급격히 변동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가 변동에 상하한이 없는 미국에서는 하루 주가의 변화에 따라 시가 총액이 수십억∼수백억달러씩 오르내리기 때문. 인텔의 주가 총액은 17일 하루만에 220억달러가 올랐다.
미 증권전문가들은 시스템 시스코스가 급부상하자 제조업체→컴퓨터 소프트웨어→인터넷 관련 산업 등으로 주식 시가총액 1위 기업이 옮겨갈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전통 제조업체인 GE가 한 달여 이상 '재집권'하면서 당분간 예측이 어려운 상황에 접어들었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